12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여러 제도가 신설, 새롭게 적용된다. 피치 클락도 그중 하나다. 투구와 타격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락은 전반기 시범 운영한 뒤 후반기 본격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피치 클락(Pitch Clock 피치 타이머)은 투수가 잘 보이는 곳에 전자시계를 설치하고 이에 투수가 초시계에 따라 제한시간 내 투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기계이자 이를 활용한 야구 규칙을 말한다.
피치 클락 도입은 2011년부터 미국 대학야구 NCAA에서 시행됐으며 2015년부터는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 트리플A에 도입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2019년 WBSC에도 도입되었고 2019 WBSC 프리미어 12는 피치 클락을 도입한 첫 무제한급 국제 대회가 되었다.
2023년 MLB에도 성공적으로 도입되었다. 2021년 마이너리그(피치 클락 미실시)와 2022년 마이너리그(피치 클락 실시)를 비교했을 때 약 26분의 시간단축 효과를 보였다.
투수들의 부상 우려가 있었지만,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실험했을 때에는 오히려 부상이 11% 줄었다고 한다. 투수뿐만 아니라 타자도 부상이 줄었는데, 경기가 일찍 끝나 숙소에 가서 숙면을 취할 수 있어서 그렇다는 걸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피치 클락으로 인해 메이저리그(MLB)는 경기 시간을 3시간 4분에서 2시간 40분으로 단축했다.
한국의 KBO는 2024 시즌부터 리그에 도입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목표가 2024 시즌 부터 퓨처스 리그에 피치 클락을 도입해서 시범 운영을 한 뒤, 차후 1군에도 도입을 할 것이라고 밝혔었으나, 추후에 2024 시즌부터 자동 볼판정 시스템과 더불어 피치 클락까지도 빠르게 1군에 도입한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2024 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서만 정식으로 피치 클락을 도입하며, KBO리그의 경우 전반기 시범 운영을 거친 후 후반기부터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류현진이 주목하는 건 피치컴이다. MLB는 2022시즌부터 무선 통신시스템인 피치컴을 허용했다. 포수가 손목 전자 장비(키패드)로 구종을 선택하면 관련 정보가 투수 모자에 부착한 소형 무선 수신기로 전달된다. 피치컴 사용은 주자의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데 투구 시간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이어서 피치 클락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MLB에서 피치 클락을 경험한 류현진은 "사인을 두 번 세 번 바꾸는 시간이 부족한데 피치컴을 사용하면 투구 시간을 단축하는 게 수월할 거로 생각한다.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적응이 좀 어려울 거"라고 말했다.
KBO는 피치 클락 운영을 발표하면서 피치컴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피치컴을 준비하고 있다며 "피치컴을 만드는 곳이 미국 업체인데 기본적인 사양 등은 다 받아놨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구단에는 업체가 가서 테스트도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용 시점은 아직 미지수라고 했다. 그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이라서 국내사용 하려면 전파 인증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시간이 조금 걸린다"라며 "시범 경기 때부터 피치 클락을 시범 운영하는데 바로 피치컴을 사용 못 할 수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피치컴 도입에 있어 넘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가격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자 장비임에도 피치컴 기계의 품질 수준이 기대 이하이며, 구매가 아닌 대여로 1년 사용 비용이 최소 수천만 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준다.
현장의 선수들 입장에선 대체로 피치컴 사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보조 장치 없이 투구 시간을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피치컴을 사용할 경우 사인을 주고받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 중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로 오키나와 캠프에서 피치컴을 사용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피치 클락에 새롭게 적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