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꼬무 오늘의 이야기는 보는내내 분노와 한편으로 인간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대체 서커스 소녀는 그동안 어떤 인생사를 살아왔을까?
1991년 이야기
긴박하게 서커스단을 탈출했던 소녀 심주희는 11세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고 여린 소녀였지만 말투는 예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였었다. 폭력적인 서커스단장을 피해 이웃 봉제공장으로 다급하게 달려와 숨겨 달라고 했다. 이어 소녀를 찾으러 들이닥친 험상궂은 단장의 모습에 공장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숨기는데
한마음이 되었다. 그동안 얼마나 굶었던 것인지 연거푸 밥을 달라는 로봇같다던 공장장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다음 날 공장장은 그녀를 데리고 남대문 경찰서로 데려갔고, 소녀를 도우려는 형사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에 안하무인으로 짜증만 내어 당황하게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TV를 틀어주며 소녀의 마음을 열었던 형사들의 따뜻한 모습은
결국 닫혀 있던 소녀의 마음을 움직여 진실을 말하게 되었다.
소녀가 서커스를 시작한 것은 4살. 그때부터 발견 당시까지 소파와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허름한 한 평 반짜리 방에 감금된 채, 화장실도 안에서 대충 해결해야 했고, 밥은 하루 두 끼, 반찬은 오직 김치뿐…. 더 황당한 것은 하루에 잠은 오직 두 시간뿐.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지하실에서 서커스 연습만 하다가 늦은 밤엔 그 어린 나이로 밤무대에
서커스 공연을 다니고, 돌아와서는 다시 또 연습, 새벽 두 시나 되는 힘겨운 여정을 살아왔다.
하루라도 매질을 안 당한 날이 없었고, 심지어 공연 중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더욱 심한 매질을 당했던 소녀.
문밖에는 사나운 개들이 세 마리나 있어 탈출은 꿈도 못 꾸는 아이였는데 마침내 밤무대 공연장에 있다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단장은 초반 부인하였고 할아버지라고 속이며 데려가려 하였으나,
주희의 눈에 어린 공포를 보고 형사들의 끈질긴 수사 덕분에 밝혀지게 되었다.
소녀는 엄마를 너무 찾고 싶어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았고 소녀에게 어른이란 무조건 때리는 사람뿐이었는데, 형사들은 온정을 가진 참된 어른으로서 갈 곳 없는 소녀를 돌아가며 자기 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주는
너무도 따뜻하고 자애로운 분들이었다.

소녀의 미래를 위해 백방으로 애써준 형사님들의 노력으로 이제 주희 앞에는 행복한 미래만 있었으리라 기대했지만.
소녀의 소식은 엉뚱한 곳에서 전해진다.
1997년 이야기
오산에 있는 정신병동에 입원 중이라는 소녀의 이야기. 그것도 2년째...
입원해 있는 소녀는 마음의 병이 너무 심하고 사람을 전혀 믿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의사는 말했다.
형사님들과 헤어진 후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에서 적응을 못 해 수없이 가출하다가
경기여자기술학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1995년 8월에 학원에 불만을 품었던 학생들이 탈출하고자 방화했던 사건으로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는데
주희 역시 그곳에서친구들도 잃고 본인도 다치며 마음의 병이 심해져 정신병원에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오랜 시간 시련을 겪었던 소녀의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간절한 바람. 엄마를 찾고 싶다는 것이었다.
소녀의 딱한 사정을 알고 과거 소녀의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와 방송국의 도움으로 3년 만에 드디어 친엄마를 찾게 되었다. 3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온갖 노력 끝에 마침내 찾은 엄마와의 새로운 삶은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2011년 이야기
2011년 소녀의 등장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였다.
방송에 나오는 소녀는 얼굴을 모자이크한 채였다. 친엄마라는 사람은 방송에서 처음 만났을 때 온갖 착한 엄마 코스프레하더니 다음 날부터 본색을 드러내서 소녀에게 모였던 기부금, 화재로 인한 보상금 등 당시 돈으로 몇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갈취하고, 폭행하고, 소녀를 내쫓으려고 억지로 결혼까지 시켰으며, 더 마음 아팠던 것은
애초에 다섯 살밖에 안 된 소녀를 서커스단에 팔아버린 것이 그 엄마였다는 것이다. 기가 막힐 뿐….
그런 악마 같은 엄마는 결국 2007년 죽었지만 끝까지 소녀를 괴롭혔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소녀에게 남겼으며
소녀는 결국 집을 나가 유흥업소를 떠돌며 고달픈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꼬꼬무의 활약
소녀의 그 후의 삶은 어땠을까? 계속 불행의 연속일까봐 너무 불안했는데 꼬꼬무의 활약으로 마침내 44살의 어엿한 여인이 된 소녀가 반갑게 화면에 등장하였다. 너무나도 밝은 얼굴에 마음이 놓였고 본인이 선택한 이름으로 개명하고, 자신보다 힘든 사람을 돌보고 싶다는 기특한 마음으로 이제는 어엿한 요양보호사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에
보는 이들 모두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기쁨의 눈물, 감동의 눈물…. 본인이 그렇게 소망했을 행복한 가정까지 꾸린 중년에 접어든 소녀의 모습은
시련의 늪에서 몸부림치던 심주희가 더 이상 아니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방송관계자의 질문에 소녀는 당당히 말했다. 11세 때 형사님들과 함께했던 11일간의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소녀를 괴롭히고 때렸던 어른이 아닌,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형사님들이 있었기에…. 소녀 역시
비 온 뒤 더 단단해진 땅이 되어 다른 이에게 따뜻한 보살핌을 전하는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하며 시련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 내준 44살의 소녀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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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서커스 소녀 심주희의 근황과 반전 인생
2월15일 꼬꼬무 오늘의 이야기는 역대급으로 마음 아파서 보는 내내 분노를 부르는, 그러나 다행히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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